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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57%…농협 하나로마트의 위기

  • 김세민 기자
  • 입력 2026.01.12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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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 유통 공세 속 창원 마산점, 연 7억 임대료 부담에 존폐 기로

온라인 유통업체의 급성장으로 오프라인 유통 전반이 위기를 겪는 가운데, 공공성을 앞세워 지역 유통의 한 축을 맡아온 농협 하나로마트마저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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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SNS 갈무리

 

경남 창원에서는 하나로마트가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자치단체에 임대료 인하를 요청하는 상황까지 벌어지며, 공공 유통 모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남 창원시 마산권역에 위치한 한 농협 하나로마트는 지난해 말부터 매장 내에서 고객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이면 창원시와의 건물 임대계약이 종료되는데, 높은 임대료 부담으로 영업을 지속할 수 있을지 불확실해지자 고객들에게 도움을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매장 안내 방송을 통해 직원들은 “서명운동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고, 오랜 기간 이곳을 이용해 온 단골 고객들 역시 매장 존속을 바란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인근에 대체할 대형 유통시설이 많지 않은 데다, 신선 농산물과 생활필수품을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이 사라질 경우 불편이 크기 때문이다.


이 매장이 처한 가장 큰 부담은 비용 구조다. 창원시에 지급하는 연간 시설 임대료는 약 7억 원에 달한다. 

 

온라인 쇼핑 확산으로 매출이 꾸준히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 같은 고정비는 치명적이다. 하나로마트 측은 임대료 인하나 조건 조정을 요청했지만, 지자체는 법적 한계를 이유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 

 

창원시 관계자는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과 시행령을 검토한 결과, 임의적으로 임대료를 조정하기는 어렵다”며 “공공 자산은 특정 기관의 경영 사정을 이유로 예외를 두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위기는 특정 매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농협중앙회 소속 하나로마트 전반의 경영 지표를 보면 구조적 한계가 분명히 드러난다. 

 

전국 60여 곳의 중앙회 직영 하나로마트 가운데 적자 매장 비율은 2020년 22%에서 2023년 46%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는 57%까지 치솟았다. 불과 4년 만에 적자 매장이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경남 지역 역시 상황은 비슷해, 중앙회 직영 하나로마트 6곳 중 4곳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하나로마트는 일반 대형마트와 달리 농산물 판로 확대, 지역 농가 보호, 물가 안정이라는 공공적 기능을 함께 수행해 왔다. 그러나 온라인 유통업체들과 동일한 경쟁 환경에서 가격·배송·편의성 경쟁을 벌이도록 방치될 경우, 수익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유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유통은 빠르게 성장했지만, 공공 유통을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는 제자리에 머물렀다”며 “임대료 산정 방식이나 지원 근거를 포함한 구조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나로마트가 문을 닫을 경우 파장은 지역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지역 농산물 소비 창구가 줄어들고, 고령층과 취약계층의 생활 접근성은 악화될 수 있다. 인근 상권의 공동화 역시 불가피하다.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된 시대이지만, 모든 소비가 비대면으로 대체될 수 없는 만큼 지역 거점 유통시설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 유통의 질주 속에서 하나로마트의 위기는 한 매장의 존폐를 넘어, 공공 유통을 어떻게 유지하고 보완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창원 마산점의 사례는 전국 곳곳의 하나로마트가 곧 마주할 미래일 수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개별 매장의 버팀목을 넘어, 공공성과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려한 유통 정책 전반의 재설계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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