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 초등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어린이 19명과 교사 2명을 살해한 10대 총격범이 또래들에게 범행을 여러 차례 암시했던 정황이 뒤늦게 드러났다.

27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4일 총격 참사의 범인 샐버도어 라모스(18)는 수일 혹은 수주 전부터 주변에 때로는 우회적으로, 때로는 노골적으로 범행을 암시했다.
고교를 중퇴한 라모스는 만 18세가 되자마자 돌격소총 2정을 구매한 뒤 인스타그램 계정에 관련 사진을 올렸다.
같은 학교에 다니던 한 1학년생은 이를 보고 놀라 졸업생인 손위 사촌에게 상황을 알렸다. 라모스가 누구인지 알았던 사촌은 "그가 뭔가를 마구 쏴대려는 것 같다"고 말했고, 이 1학년생은 "학교에 가기 두렵다"고 털어놨다.
라모스는 화상 채팅으로 만난 독일 15세 소녀에게 총기점을 방문하고 탄약상자를 개봉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24일 범행 직전 이 소녀에게 초등학교 총격을 예고하는 듯한 개인 메시지를 보냈다.

그와 같은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했던 동료는 라모스가 고객이나 다른 직원과 자주 다퉜고, 장발과 검은색 옷차림 탓에 '학교 총격범'이란 별명으로 불렸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17세 소녀는 인터넷으로 알게 된 라모스가 갑자기 총기 사진을 들이밀어 겁을 먹었다면서 어느 시점부터 그가 "널 죽이겠다"거나 "증오한다"는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라모스는 작년 9월 가족 중 한명에게 총을 사달라고 하거나 올해 3월 지인들에게 총을 살 것이라고 말하는 등 수상쩍은 언행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한 지인은 "학교 같은 데서 총기 난사라도 하려는 거냐"고 대놓고 묻기도 했다고 텍사스 공공안전부는 밝혔다.
NYT는 이런 일련의 대화를 나눈 10대들이 일찌감치 부모나 관련 당국에 신고했다면 어쩌면 사건을 예방할 수 있었다는 가능성을 뒤늦게나마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미성년자나 10대 총격범의 경우 온라인 등에서 범행계획이 '유출'되는 경우가 매우 잦다고 조언한다.
미국 범죄심리학자 레이드 멜로이는 "공격을 저지르는 청소년들은 어른들보다 (계획이) 새어 나오는 경우가 빈번하다"면서 나이 어린 총격범 중에서 최대 90%가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려는 의도를 사전에 누군가에게 밝힌다고 말했다.

문제는 의심 가는 행동을 하는 사람 중에 실제로 범행을 저지르는 이는 소수에 불과한 탓에 이런 '신호'를 실제로 신고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 라모스와 교류했던 독일 소녀는 그가 범행 직전까지는 노골적으로 그런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면서 사건 이후에야 라모스의 폭력적 발언의 의미를 이해했다고 말했다.
라모스의 고교 동급생이었던 한 소녀는 라모스의 데이트 신청을 거절했다가 "널 아프게 해주겠다"는 등의 메시지를 받았지만 위협을 느끼지는 않았다면서 "누구도 그가 이런 짓을 저지를 만큼 악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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