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필수 의약품의 원료의약품(API)을 6개월 이상 전략적으로 비축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여기에 최대 250%에 달하는 관세 인상 계획까지 예고되면서, 한국 바이오·제약업계의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현지 시각) 발표된 이번 행정명령은 미국 보건복지부(HHS) 산하 대비·대응차관보실(ASPR)에 26개 필수 의약품 목록을 작성하고, 제조에 필요한 API를 6개월 이상 비축하도록 지시했다. 제2 비축 저장소 설립 계획도 함께 포함됐다. API 공급망의 해외 의존도를 줄이고 국가 보건·안보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사용되는 API 가운데 약 10%만 자국에서 생산된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SAPIR 프로그램을 통한 비축고 기능 강화 방안을 내놨다. 관세 인상 계획은 수주 내 시행될 가능성이 있지만, 로이터통신은 “다소 지연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국 기업에 미칠 영향은 적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단기적으로는 완제의약품과 API 수출 가격 경쟁력이 하락할 수밖에 없고, 장기적으로는 미국 현지 생산·조달 체계 확보가 불가피해진다.
이런 가운데 진원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 VGXI가 주목받고 있다. VGXI는 미국 텍사스주 콘로시에 위치한 데이슨 테크놀로지 파크(Deison Technology Park)에 본사 겸 제조시설을 두고 있으며, 약 11,150㎡(120,000ft²) 규모로 최대 1,500L 발효와 GMP 충전·완제 생산이 가능한 설비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VGXI는 ASPR의 ‘신속대응 파트너십 차량’(RRPV) 멤버로 선정돼 미국 연방 비축·조달의 첫 방어선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BioMap 컨소시엄에도 참여하며 미국 생물의약품 공급망 강화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 물류 측면에서도 Cryoport와 손잡고 휴스턴 지역에서 저장·공급망 솔루션을 제공하는 체계를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보도에 따르면, VGXI는 지난 5월 약 363만 달러 규모의 수주를 따낸 데 이어, 179만 달러 추가 수주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SAPIR 전략 비축과 관세 인상이라는 위기 속에서 현지 생산 거점을 이미 확보한 진원이 관세 회피,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정책 대응, 미국 연방 조달 참여 등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사례로 평가한다.
한 업계 전문가는 “단기적으로 한국 바이오기업엔 부담이 될 수 있지만, 현지 생산 기반을 갖춘 기업에는 공급망 안정성과 조달 시장 참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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