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티웨이항공이 이른바 ‘항공기 바꿔치기’가 항공업계의 역대급 결항 사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가운데, 당시 사건을 뺨치는 사태가 발생했다. 심지어 LCC가 아니라 FSC인 대한항공이라는 점에서 승객들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일본 고베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대한항공 KE734편에서 결항 사태가 발생했다.
대한항공은 인천에서 고베로 하는 KE733편이 고베에 도착한 뒤 이를 KE734 편으로 다시 편성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하지만 KE733편이 고베 공항에 1시간 가량 지연 도착하는 과정에서 KE733편이 착륙 시 강한 충격과 진동을 동반하는 하드랜딩 방식으로 착륙하면서 항공기 제조사인 에어버스의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결국 오후 6시40분경 고베공항을 출발할 예정이던 KE734편은 밤 9시경 공항에서 비행기 탑승을 준비 중이던 승객에게 결항을 고지했다.
문제는 결항 이후 대한항공 측의 대처다. 승객들은 대한항공의 늦장 공지와 불성실한 안내를 비판하고 있다. 결항 소식을 사전에 알리지 않아 공항까지 나와서야 상황을 알게 됐다는 승객이 다수였으며, 대체 교통편과 숙박 제공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장시간 공항에 머무는 불편을 겪었다.
이들은 대체편 수송 과정의 혼선도 지적했다. 일부 승객은 새벽까지 기다린 끝에 다른 항공사 항공편으로 이동했으나, 그 과정에서 안내가 엇갈리고 탑승 수속이 지연돼 체력적·정신적 피로가 가중됐다고 토로했다.
자정이 넘은 시각까지 대한항공 측은 오직 1인당 빵 1봉지와 음료 1개를 제공하면서 일본 출국 수속을 마치 승객들에게 다시 일본 재입국 수속을 밟도록 했다. 인공섬인 고베공항은 심야 시간엔 대중교통이 끊겨 외부로 이동이 불가능하다. 자정 이후 재입국 절차를 마친 사람들은 택시 이외에는 숙소로 돌아갈 방법이 없었다.
당시 KE734편 승객 중 한 명은 “고베 결항이 대한항공 취항 이후 처음이라고 들었는데 대한항공 측이 대응을 못하더라”고 말했다.
유료 좌석이나 추가 서비스를 예약한 승객의 경우, 환불·보상 절차가 제대로 안내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승객은 “프리미엄 좌석을 결제했는데 대체편에서는 일반 좌석을 배정받았고, 차액 환불 여부도 안내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식사 보상 역시 미흡했다. 결항으로 인해 공항에서 6시간 이상 대기한 승객들은 1500엔 상당을 제공받는 데 그쳤다. 승객들은 “국제선 결항 상황에서 최소한의 끼니조차 해결하기 어려웠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승객들은 환불 및 보상 절차에서도 불편을 겪었다. 대한항공은 일부 고객에게만 호텔 투숙을 지원했으며, 다수 승객은 보상 기준과 절차를 제대로 안내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한 승객은 “저가항공인 티웨이항공도 결항 시 호텔 숙박과 교통편을 제공해줬는데, 대한항공은 LCC보다 못한 대응을 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해당 항공편은 안전운항을 위한 점검과 고베공항 이착륙금지시간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결항했다"며 "당시 탑승객에게 식사 쿠폰과 호텔을 제공하고 택시비를 실비로 보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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