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만 명 참여시켜 놓고 지급은 5%뿐…민원 1700건 넘어, 커뮤니티선 “처음부터 미지급 구조” 분노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지난해 말 진행한 ‘API 연동 지원금 10만 원 지급’ 이벤트를 둘러싸고 거센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참여자가 몰리자 지급 조건을 사후적으로 변경해 대다수 이용자를 탈락시켰다는 비판이 확산되며,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비자 민원이 동시에 폭증하고 있다.
빗썸은 지난해 12월 말까지 API 거래 이력이 없는 신규 고객이 API를 연동한 뒤 원화마켓에서 거래하면 10만 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연동 후 거래만 하면 지급”이라는 단순한 조건에 이벤트는 빠르게 확산됐고, 약 2주간 5만 2600여 명이 참여했다.
문제는 참여자가 급증한 이후였다. 빗썸은 이벤트 개시 약 열흘 뒤인 지난해 11월 18일,“1회성 거래를 포함해 이벤트만을 목적으로 한 어뷰징 행위는 혜택 지급이 제한된다”는 공지를 추가했다.
기존 안내에는 없던 조건이었다. 이미 조건을 믿고 거래를 시작한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이벤트가 한창 진행되는 도중 규칙이 바뀐 셈이다.
결과는 극명했다. 전체 참여자 5만 2600여 명 가운데 실제 지원금을 받은 이용자는 2600여 명, 약 5%에 불과했다.
반면 10만 원을 받지 못한 이용자는 약 3만 명에 달했고, 지급되지 않은 금액만 3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 중 97%는 조건 변경 공지 이전에 이미 이벤트에 참여한 고객들로 알려졌다.
이용자 반발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먼저 폭발했다. 주요 가상자산·투자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이벤트를 두고 “몰리자 룰을 바꾼 전형적인 낚시성 홍보”, “처음부터 다 줄 생각이 없었던 이벤트”라는 표현이 반복되고 있다.
“조건 단순해서 참여했는데 갑자기 어뷰징이라며 탈락시켰다”, “하루에 수차례 거래했는데도 ‘내부 기준 미충족’이라는 말만 들었다”, “이벤트 때문에 수수료와 시세 손실만 떠안았다”는 글과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커뮤니티에서는 ‘어뷰징’ 판단 기준이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한 불만이 집중된다.
이용자들은 “거래 횟수인지, 거래 금액인지, 기간인지 아무 설명이 없다”, “기준을 밝히지 않는 건 책임 회피”라고 지적한다.
지급률이 5%에 불과하다는 점을 두고도 “이벤트가 아니라 미끼”, “사실상 선별 탈락 구조”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 같은 여론은 실제 민원으로 이어졌다. 한국소비자원에는 이번 이벤트와 관련한 소비자 상담·민원이 지난주 기준 1700건 이상 접수됐다.
소비자원은 대규모 소비자 피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집단분쟁조정 절차 개시를 검토 중이다. 소비자원이 빗썸 측에 자율 처리 의사를 타진했지만, 빗썸은 자율 처리 의사가 없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를 주장하는 한 이용자는 “공지된 조건을 모두 충족했는데도 ‘내부 심사 기준 미충족’이라는 모호한 사유로 지급이 거부됐다”며 “이벤트라기보다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이벤트 참여 과정에서 발생한 거래 수수료와 손실은 고스란히 이용자 몫이었다”고 토로했다.
빗썸 측은 “API 거래 활성화라는 이벤트 취지와 무관하게 리워드 수령만을 목적으로 한 거래 패턴이 다수 확인됐다”며 “기존 유의 사항에 포함된 부정 거래 제한 규정을 구체화해 안내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커뮤니티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사전 고지가 아닌 사후 기준 변경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반박이 우세하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비용 부담이 예상보다 커지자 조건을 바꿔 지급을 최소화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특히 금융·투자 성격이 강한 가상자산 거래소가 불명확한 내부 기준을 앞세워 수만 명을 탈락시킨 것은, 거래소 신뢰 자체를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1700건이 넘는 공식 민원이 접수된 가운데, 커뮤니티 여론은 그보다 훨씬 앞서 ‘몰리자 바뀐 낚시성 이벤트’라는 결론에 도달해 있다.
소비자 구제 없이 논란이 마무리될 경우, 이번 사태는 단순한 이벤트 실패를 넘어 가상자산 거래소 전반의 마케팅 관행과 소비자 보호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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