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등기 오너에 3년간 180억 지급… DB하이텍 주주대표소송 본격 심리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을 둘러싼 보수·지배구조 논란이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된다.
경제개혁연대와 DB하이텍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의 첫 변론기일이 오는 1월 23일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 소송은 김 전 회장과 그의 장남인 김남호 회장이 미등기임원 신분으로 수년간 고액의 보수를 수령한 것이 회사에 손해를 끼쳤는지를 가리는 사안으로, 재계와 법조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소송을 제기한 원고 측에 따르면, 문제의 핵심은 보수 규모와 지급 구조다. DB하이텍 사업보고서에 공시된 내용을 토대로 보면, 김준기 전 회장은 2021년 약 18억 원 2022년 약 31억 원 2023년 약 34억 원등 3년간 수십억 원대 보수를 수령했다.
김남호 회장 역시 같은 기간매년 20억~30억 원대 보수를 받아 부친과 합산해 약 179억 원 규모라는 것이 원고 측 주장이다.
이들은 모두 DB하이텍의 등기이사가 아닌 ‘미등기임원’ 신분이었다. 그럼에도 일부 연도에서는 대표이사 등 등기이사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공시상 확인된다.
소액주주 측은 이를 두고 “주주총회에서 보수 한도를 승인받는 등기이사와 달리, 미등기임원은 주주 통제를 받지 않는다”며 “이 지위를 활용해 사실상 오너 일가에 회사 자산이 이전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형사 고소가 아닌 민사상 주주대표소송이지만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경영진의 책임을 묻는 구조다.
이번 1월 23일 인천지법 부천지원 변론기일은 판결 선고가 아닌 본격적인 쟁점 심리가 시작되는 자리다.
법원은 이 자리에서, 보수 지급의 적법한 절차 존재 여부 미등기임원에게 고액 보수를 지급한 것이 회사 이익을 해쳤는지 여부 이사회와 경영진의 책임 범위등을 중심으로 양측의 주장을 들을 예정이다.
법조계에서는 “미등기 오너 보수의 정당성을 정면으로 다투는 드문 사례”라며 “판단 결과에 따라 향후 대기업 오너 보수 관행과 지배구조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DB그룹 측은 그간 “경영 자문과 그룹 기여도, 반도체 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한 정당한 보수”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다만 해당 보수가 법적으로 회사 손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이번 재판을 통해 가려지게 된다.
이번 사건은 아직 1심 판단조차 나오지 않은 상태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장사 오너 일가의 미등기임원 고액 보수 주주 통제를 벗어난 보수 지급 구조 소액주주가 직접 나선 주주대표소송 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다.
오는 23일, 김준기 전 회장의 보수 논란은 처음으로 법정의 시험대에 오른다. 그 결과는 DB하이텍뿐 아니라 국내 상장사 전반의 지배구조 논쟁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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