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낭송회에서 김준엽 시인(사진제공: 한국장애예술인협회)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어보겠지요 / 그러면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 사람을 사랑했다고 말할 수 있도록 / 나는 지금 많은 이들을 사랑하겠습니다.
이렇게 시작하는 시‘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은 20년 전 김준엽 이란 뇌성마비 시인의 작품이다. 그런데 최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시 7편을 제출하기 위해 김준엽 시인이 가장 아끼는 작품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김준엽 시인의 활동보조인이 문제의 시‘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이 인터넷상에서 좋은 글로 사랑받고 있는 시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확인을 한 결과 시‘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이‘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으로 이름을 바꾸어서 윤동주, 정용철, 작자미상으로 떠돌아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우리나라 유일의 장애인문학지‘솟대문학’에 억울한 사정을 알려왔다.
‘솟대문학’방귀희 발행인은 신속하게 이 사건을 처리하기로 하고 조사한 결과 김준엽 시인이 20여 년 전 하이텔 사이버문단을 통해 자신의 시들을 발표하며 문학활동을 하였는데, 1995년 봄 서울에 있는 한 출판사에서 시집을 발간해주겠다고 하여 시작품들을 보냈지만 출판사가 문을 닫게 되어 김준엽시인은 시집 출간도 못하고 작품도 돌려받지 못하였다.
그런데 월간‘좋은 생각’1995년 9월호에‘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이란 제목의 시가‘좋은 생각’ 발행인 정용철 시인의 작품으로 게재된 것을 시작으로 정용철 시인은‘내 인생이 끝날 때’로 제목을 수정하여 발표하기도 하였다.
김준엽 시인의 시 제목 황혼을 그대로 사용한‘내 인생에 황혼이 오면’이란 작품은 작자 미상으로 인터넷상에서 떠돌아다니고 있는데 가장 많이 알려진 시는‘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으로 윤동주 / 정용철로 작가가 표기되기도 하고 윤동주로 알려졌으나 작자미상으로 표기될 뿐 그 어디에도 김준엽 이란 작가의 이름은 없다.
김준엽 시인은 중증뇌성마비로 손가락 하나조차도 의지대로 움직여지지 않아 펜을 입에 물고 시를 써서 2011년에는 첫시집‘그늘 아래서’를 출간하였고, 새해 두 번째 시집을 준비하고 있는 당당한 시인이다. 그리고 뇌성마비 종목인 보치아 국가대표선수로 2014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두고 있다. 또한 대구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3학년에 재학하며 김준엽은 시인으로, 운동선수로, 사회복지전문가로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무명의 힘없는 시인이라고 작품 저작권을 강탈한 사실을 세상에 알려 바로 잡아줄 것을 호소했다.
‘솟대문학’방귀희 발행인은 김준엽 시인의 작품이 윤동주의 작품으로 둔갑한 것은 그만큼 장애인 작품이 우수하다는 증거라며‘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이 김준엽 작품임을 밝혀 저작권을 뇌성마비 시인에게 돌려주기 위해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고, 이런 장애인 작품 도용 사례가 적지 않기에 장애인작품 보호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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