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 비상임이사들이 김형석 관장의 해임을 요구하며 이사회 소집을 공식 요청했다. 이들은 김 관장이 편향된 역사 인식과 정치·종교적 중립 의무 위반, 기관 사유화 등 중대한 위법·부당 행위를 저질러 더 이상 관장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독립기념관 이사인 송옥주·문진석·김용만·김일진·유세종·이상수 씨는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독립정신 함양과 보훈문화 확산이라는 설립 취지를 지켜야 할 독립기념관이 지난 1년 반 동안 유례없는 혼란과 갈등에 빠졌다”며 “김형석 관장의 해임을 안건으로 하는 이사회 소집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재진·김동삼·김상옥·한훈·오운흥 지사 등의 후손과 광복회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이사들은 “독립기념관은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국민 성금으로 세워진 곳”이라며 “그러나 국가보훈부 감사 결과 김 관장이 법령을 위반하고 기관을 사유화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했다.
이사들은 김 관장이 정상적인 직무 수행이 불가능한 이유로 우선 편향된 역사 인식을 지적했다. 김 관장이 광복 80주년 관련 행사 등에서 “광복은 연합국의 승리로 얻은 선물”, “원자폭탄 두 방으로 일본이 패망해 해방된 것은 역사적 진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독립운동의 주체성과 의미를 부정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 같은 발언은 수십 년간 목숨을 걸고 싸운 독립운동가들의 투쟁을 폄훼하는 것”이라며 “그 결과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147일째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고, 광복회는 감사원 감사를 청구했으며 광복군 후손들은 유품 회수까지 경고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정치적·종교적 중립 의무 위반도 문제로 제기됐다. 이사들은 “김 관장은 감독 기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국회 기자회견을 열어 특정 정당과 국회의원을 공개 비난했다”며 “또 독립기념관 강의실을 특정 종교 예배에 무상 제공하고 본인이 직접 참여하는 등 공공시설을 개인 종교 활동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 공직자종교차별예방위원회 역시 종교 중립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국가보훈부 특정감사 결과 드러난 ‘기관 사유화’ 의혹도 거론됐다. 김 관장이 사적 친분이 있는 모임에 독립기념관 시설 사용료를 수차례 면제해 주고, 일반인 출입이 제한된 수장고에 지인들을 무단 출입시킨 데다 전시 해설과 영상관 관람 시간까지 임의로 변경했다는 것이다.
이사들은 또 “공휴일과 휴무일에 서울 자택 인근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하고 가족과의 수목원 방문에 업무추진비를 쓴 사실도 확인됐다”며 “상습적인 조기 퇴근과 근무지 이탈 역시 공공기관장으로서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사회에 대한 감시 방해도 문제 삼았다. 김 관장이 감사 자료 제출을 요구한 이사들에게 법적 근거 없는 비밀유지 서약서 작성을 요구하며 자료 제출을 지연시켰다는 것이다. 이사들은 “이는 잘못을 은폐하고 독단적 운영을 이어가려는 시도”라고 했다.
이들은 “김 관장은 상급 기관 감사로 위법·부당 행위가 드러났음에도 책임 있는 사과나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며 “그가 관장직을 유지하는 한 독립기념관의 명예는 계속 실추되고 독립유공자와 후손들의 희생은 모욕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사들은 독립기념관법과 정관에 따라 김 관장 해임 건의안을 안건으로 하는 이사회 소집을 요구하며, “정당한 사유 없이 소집을 거부하거나 지연할 경우 모든 법적·행정적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이어 “독립기념관이 다시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도록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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