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의 한 계열사에서 한 직원이 경위서 제출을 요구받았다. 그런데 경위서를 요구받은 이유가 고작 ‘말투’때문이란 점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 경영전략실에 근무하는 A 대리는 최근 블라인드에 ‘이거 객관적으로 징계감인가요?’라며 본인이 제작한 경위서를 원본 그대로 올렸다.
이에 따르면, A 대리는 팀 주간회의 발표 내용을 상사에게 보고하는 과정에서 “요”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한 것 아닐까”라는 식으로 답변을 했다는 이유로 논란이 됐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같은 회사의 B 차장은 업무 관련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사내 메신저와 전화로 질의했으나, A 대리가 짧게 답하거나 전화를 받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갈등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후 B 차장은 A 대리의 태도가 “팀 내 후임 직원에 대한 하극상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단했고, 결국 A 대리에게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다.
실제로 경위서에는 당시 대화 내용이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다. B 차장이 “주간회의에서 발표한 프로젝트 3건 다 발표했냐”고 묻자, A 대리는 “팀장님께 프로젝트 몇몇 건 말씀드렸다”고 대답했다.
이어 B 차장이 “오늘 중 아니야?”라고 재차 확인하자, A 대리는 “오전 중에 하고요”라고 말했고, 이에 B 차장이 “응, 알겠습니다”라고 마무리했다. 그러나 대화 말미에 B 차장이 “차장이나 장관이 나한테 대화에 ‘요’자로 마치는 건 아니지 않냐?”라고 지적한 부분이 핵심 쟁점으로 남았다.
B 차장은 A 대리가 ‘요’로 대답한 행위를 ‘하극상’으로 봤다. 하극상이란 계급이나 신분이 낮은 사람이 예의나 규율을 무시하고 윗사람을 꺾고 오르거나 불복종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효성에선 본사 관련팀과 협의 후 내부 절차를 통해 A 대리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한다는 것이다. 경위서의 제목 역시 ‘팀내 후임팀원의 하극상 보고’다.
이에 대해 효성첨단소재 관계자는 "해당 사안은 징계위원회에 오르지 않았을뿐더러, 업무 중 반드시 '다나까' 체로 대화해야 한다는 규정도 없다. 또한 이미 부서 내에서 당사자끼리 잘 해결했다"고 답했다.
현재 온라인에서는 “보고서 말투나 대화 태도 문제를 징계 사안으로 삼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라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권위적인 조직문화의 전형적인 사례”라며 비판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업무 보고는 기본적인 형식과 예절이 중요하다”는 반박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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