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이른둥이(조산아 또는 미숙아를 순화한 우리말) 부모 320명을 대상으로 ‘이른둥이 양육 및 치료 실태’를 조사한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출생한 이른둥이 부모의 65.6%가 신생아중환자실(NICU) 면회에 제한을 받아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 코로나19가 이른둥이 가정의 의료기관 이용에도 영향

이 중 ‘면회 전면 금지’가 57.6%이었고, ‘월 3-4회’ 17.1%, ‘월 8회(주 2회) 이상’ 12.0%, ‘월 1-2회’ 10.8%, ‘월 5-7회’ 2.5% 순이었다. 담당의와의 면담은 ‘1주 1회 이상 가능했다’가 39.2%로 가장 높았고, ‘전화로만 1주 3회 이하 가능했다’가 30.4%로 다음을 차지했다. ‘전화로만 1주 4회-7회 면담이 가능했다’가 12.7%, ‘전화/대면 면담이 모두 불가했다’는 응답은 4.4%였다.
NICU 면회 및 담당의와의 면담이 제한되면서 아기 상태 파악에 어려움을 느꼈다는 응답도 86.1%에 달했다. 다만 ‘어려움이 있었고 불안했으나 의료진과 갈등은 없었다’고 답한 응답자가 41.8%로 이른둥이 보호자와 의료진 간의 신뢰는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NICU 입원 기간뿐만 아니라 퇴원 후의 코로나19로 인한 고충도 살펴봤다. 코로나19로 인해 퇴원 후 ‘병원 이용에 큰 불편이 없었다’는 응답이 57.2%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나, ‘정해진 외래는 방문했지만 아이가 아플 때 외래나 응급실 방문을 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30.6%, ‘정해진 외래를 방문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12.2%로, 적지않은 불편함이 있었음이 확인됐다.
■ RS 바이러스 예방접종률 57.5%, 보험 혜택 확대돼야

10월부터 3월까지 환절기 및 겨울철에 유행하는 RS 바이러스(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예방접종과 관련한 인식도 살펴봤다. RS 바이러스는 2세 이하 영·유아의 95% 이상에서 최소한 한 번 이상 감염되고, 3개월 이하 신생아가 감염되는 호흡기 질환 원인 바이러스 가운데 77%를 차지한다. RS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예방접종 경험은 절반을 약간 넘는 수준인 57.5%에 불과했다.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이유로는 ‘정보의 부족(46.6%)’을 가장 많이 들었다.
현재 RS 바이러스 예방접종 시 보험급여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생후 24개월 미만 기관지폐이형성증이나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는 소아 ▲10월~3월(RSV 유행 계절)에 생후 6개월 이하인 32주 미만으로 태어난 이른둥이 ▲RSV 계절에 출생해 손위 형제자매가 있는 36주 미만으로 태어난 이른둥이다.
이에 따라 손위 형제자매가 없는 다태아(쌍둥이) 및 외동인 이른둥이는 고가의 예방접종을 본인 부담으로 맞아야 한다는 문제가 계속 지적돼 왔다. 이에 대해 응답자의 75.3%는 ‘다태아와 외동을 포함한 모든 이른둥이에게 보험급여 혜택이 적용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이른둥이 다태아 비중은 24.4%였으며, 손위 형제자매가 없는 경우가 78.1%에 달했다.
■ 재활치료 경험 37.2%, 시간적 부담 및 비싼 치료비 어려운 점으로 꼽아

또한, 이른둥이 자녀의 발달 지연을 개선하기 위해 재활치료를 받은 경험이 37.2%로, 이른둥이 10명 중 4명 가량이 재활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활치료 시 가장 어려운 점은 ‘치료기관 방문에 따른 시간적 부담(31.5%)’과 ‘비싼 치료 비용(30.2%)’, ‘전문 시설 및 인력의 부족(28.4%)’ 순으로 나타났다. 2020년도 조사결과와 비교하면 시간적 부담 응답은 다소 줄어들고 치료비 부담이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활동 제약의 장기화가 이른둥이 가정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평균적인 재활치료 기간은 16.71개월이었으며, 재활치료 장소는 ‘종합병원/대학병원’이 56%로 가장 많았고, ‘사립기관’도 32.1%를 차지했다. 월별 재활치료에 소요하는 비용은 0-99만원이 68.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나, 100-199만원 사이를 소요한다는 응답도 21.8%에 달해 부담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에게 재활치료가 필요함에도 재활치료를 받지 못하는 이유 역시 ‘치료 비용이 너무 비싸서’가 39.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이외 ‘전문시설은 있으나 대기가 너무 길어서(22.9%)’,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20.8%)’, ‘주변에 전문 시설이 없어서(12.5%)’ 순으로 나타났다.
■ 양육 정보 부족 및 경제적 부담 해소 필요, 이른둥이 출산이 자녀 계획에도 영향

이른둥이 자녀 양육에서 어려운 점으로는 ‘양육정보 부족(45.6%)’, ‘경제적 부담(27.2%)’을 가장 크게 꼽았으며, ‘양육 인력 부족’, ‘주변의 시선과 편견’이라는 응답도 각기 12.2%, 10.0%를 차지했다. 양육과 관련 더 제공되었으면 하는 정보로 ‘재활치료 비용 및 지원’ 관련한 정보를 28.5%로 가장 높게 꼽았고, ‘발달 지연 여부’ 25.7%, ‘국가 지원 정책’ 23.8%, ‘성장 발달 관련 내원 시기’ 20.3% 순으로 정보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이른둥이 출산 이후 자녀계획에도 변화가 있었다. ‘더 이상 자녀를 낳지 않을 예정’이라는 응답이 48.1%에 달했고, 그 이유로는 ‘향후 태어날 아기가 또 이른둥이일까봐 걱정된다(43.9%)’, ‘태어난 이른둥이 치료에 집중하기 위해(18.3%)’, ‘이른둥이 치료로 인한 경제적 부담 때문에(14.0%)’ 등을 들어 출산율 제고 측면에서도 이른둥이를 건강하게 잘 키우기 위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박문성 대한신생아학회 회장은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약 0.8명으로 역대 최저치다. 이런 가운데 출생아 중 이른둥이 비중은 매년 어나고 있다. 모든 아이가 소중하지만 이른둥이에 대해서는 출생 이후 2-3년 간 집중적인 케어가 필요해 더욱 큰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이른둥이 가정이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재활치료와 관련해서도 치료비 및 전문시설의 부족 등 여러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러 기관들과 협력해 이같은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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