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을 통한 마약 범죄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최근 5년간 해양경찰청이 적발한 마약범죄만 4,349건에 달하는 가운데, 올해 들어서만 이미 600건을 넘어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약 수사 전담 인력과 장비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화성갑)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8월 기준 해경이 적발한 마약범죄는 627건(379명)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20년 412건 ▲2021년 518건 ▲2022년 962건 ▲2023년 1,072건 ▲2024년 758건으로 최근 5년간 꾸준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올해 역시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역별로는 남해청이 345건(8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작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어 서해청 142건, 동해청 77건, 중부청 39건, 제주청 24건 순으로 집계됐다. 해양이 여전히 마약 밀반입의 주요 경로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범죄 유형별로는 밀경(마약 경작)이 1,537명으로 가장 많았고, 투약 458명, 판매·운반·소지 212명, 밀수 11명, 제조 3명 순이었다. 올해 들어서만 밀경사범이 이미 지난해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압수된 마약류도 심각하다. 올해 8월까지 해경이 적발한 양귀비는 3만1,000주에 달했고, 코카인은 무려 1.7톤이 적발됐다. 특히 지난 4월에는 강릉 옥계항에 정박 중이던 국외 벌크선 기관실에서 코카인 1.7톤을 찾아냈다. 미 연방수사국(FBI) 첩보에 따른 공조 수사 결과였다. 당시 14명 중 4명이 구속됐고, 10명은 국제 공조 수사 중이다. 우리 해상이 국제 마약 조직의 활동 무대로 악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나 해양경찰의 마약 수사 전담 인력과 장비는 제자리걸음이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인력 증원이 없었고, 서해청은 오히려 인원이 1명 줄었다. 장비 역시 지난해와 동일해 대응 역량 강화는 요원한 상황이다.
송옥주 의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양을 통한 마약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바다는 여전히 마약의 사각지대”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와 해경은 마약 수사 인력과 장비, 예산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국제 공조를 강화해 해양 마약 범죄에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EST 뉴스
-
[단독] "LG전자, 직원 10명 중 4명 잘린다…초대형 희망퇴직"
LG전자가 대규모 감원에 돌입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LG전자 직원만 가입할 수 있는 폐쇄형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최근 이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담아 "기사화를 부탁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작성자는 LG전자 소속을 인증한 LG전자 직원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신빙성 있는 자료로 분석된다. ... -
DB그룹 경영권 향방 중대 고비…김남호 명예회장, 법률 자문 검토
DB그룹 2세인 김남호 명예회장이 두 달 전 회장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내년 3월 사내이사직까지 내려놓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 김남호 DB그룹 명예회장 사진=DB그룹 제공/연합 지난 6월 27일, DB그룹은 돌연 ... -
“출산 후 수혈 못 해 아내를 잃었다”…영주 A 병원 예고된 인재
지난 7월, 경북 영주시의 분만취약지 지원병원에서 출산 직후 산모가 과다출혈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병원은 매년 수억 원의 국비·지방비를 지원받는 지역응급의료기관이었지만, 정작 응급 상황에서 사용 가능한 혈액조차 확보하지 못해 비극을 막지 못했다. 이 사고는 한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 제도적 허점... -
대한전선-LS전선 해저케이블 분쟁, 1년 넘긴 수사와 재계 파장
LS전선 동해공장 전경 사진=LS전선 제공 대한전선과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의혹을 놓고 진행 중인 경찰 수사가 1년을 넘겼다. 비공개 영업비밀 침해 사건 특성상 혐의 입증이 까다로워 수사가 지연되는 가운데, 이번 사안이 국내 해저케이블 산업 주도권과 재계 구도에 ... -
박주민 “오세훈, 비(非)강남 버렸다”…경전철 공약 ‘빈 껍데기’ 전락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추진해 온 강북·동북권 경전철 사업이 잇따라 좌초하면서 오세훈 시장의 균형발전 공약이 사실상 공염불에 그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과 ‘새로운서울준비특별위원회’(위원장 박주민)는 21일 열린 ‘오세훈 시정 3... -
인천공항 제4활주로서 화물차 사고 사망…공항 안전관리 또 도마 위에
26일 오전 6시쯤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4활주로 인근에서 50대 남성 A씨가 몰던 1t 화물차가 공항 외곽 울타리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천국제공항 전경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연합뉴스] 사고 충격으로 크게 다친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