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 내외 배후 과시하며 대관·민원 통로 역할…구현모 전 대표 측에 금전 요구도
KT 최고경영자(CEO) 인사 과정에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전 씨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배후로 내세우며 권력의 힘을 과시, 대관 민원 통로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울러 구현모 전 KT 대표 측에 수십억 원대 대가성 금품을 요구한 정황도 확인됐다.
6일 뉴스토마토 보도에 따르면 KT는 2023년 초 CEO 공백기 끝에 김영섭 대표 체제를 맞았고 인사 과정은 대통령실 실세들이 불법적 방식으로 경영진 교체를 주도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이관섭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여권 핵심 인사들이 개입했다는 것이다.
KT 관계자 및 복수의 정치권 인사에 따르면, 전성배 씨가 중심이 된 ‘양재동 세력’은 KT CEO 인선 작업에 깊이 관여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 연결을 주선하거나 김건희 여사와의 직접 통화를 과시하며 영향력을 행사했다. 건진법사 세력은 KT를 비롯한 다수 대기업 주요 임원 인선에도 관여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대관 담당자 사이에서는 전성배 씨가 민원 해결의 ‘핵심 창구’로 불릴 정도였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전 씨를 만나야 일이 풀린다는 말이 재계에 널리 퍼져 있었다”며 “문제가 있는 기업들은 그를 만나려 애썼다”고 전했다.
2022년 말 CEO 교체가 진행되던 시기, 전 씨와 KT 고위 관계자들이 서울 강남의 한 장소에서 비밀리에 만나 금품 요구를 한 정황도 포착됐다. 전직 KT 임원 A씨는 “건진법사 측에서 수십억 원대 금품을 요구했으나 KT가 거부했다”고 밝혔다. 금전 거래에 익숙지 않은 KT 측은 거절 의사를 명확히 했고, 건진법사 측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대화를 중단했다.
구현모 전 대표는 “건진법사 얘기가 많았고, 그를 통해 일이 된다는 말도 있었지만 본 적도 없고 만날 이유도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2023년 2월 KT 차기 CEO 선임 절차가 시작되기 전, 이강철 사외이사가 임기 만료 1년을 앞두고 돌연 사퇴했다. 노무현 정부 출신인 그는 2018년부터 KT 사외이사를 맡아왔으나, 사임 배경에 용산 권력 실세들의 압력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KT 전직 임원은 “용산에서 이 사외이사를 내보내라는 메시지가 전달됐다”고 귀띔했다.
이 같은 외풍 속에서 구현모 전 대표는 결국 연임을 포기했고, KT CEO 인사 과정은 여권 실세들의 영향력 행사 의혹에 휩싸였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김건희 여사와 건진법사, 그리고 정치 브로커들이 다수 기업 인사와 이권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된다”며 “특검 기간 연장 등을 통해 인사 개입 의혹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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